이용우 / 대구 퍼스트태권도장 관장(스포츠사회학 전공)
태권도 도장사업부의 탄생: 배제에서 조직적 참여
태권도 도장은 대한민국 태권도의 근간이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태권도 도장이 운영되고 있다. 유소년과 청소년에 이어 이제는 노인들도 태권도를 수련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태권도 도장이 처한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도장은 어디에 소속되어 있을까? 도장은 개인 사업에 소속되어 있는 하나의 사업체에 불과하다. 심사를 보기 위해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그리고 각 시도태권도협회로 심사 금액을 납부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도장은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1945년 해방 이후 현대적 의미의 도장이 생성된 이후 1950년대에 60년대를 거쳐 1978년에 태권도 통합을 이끌어 내면서 현재 우리나라 국기(國技)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도장이다.
이렇듯 도장은 사업체로 볼 것이라 아니라 태권도의 시작을 알리고 최일선에서 태권도를 지도하는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도장 지도자(경영자)들의 목소리는 태권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수영되고 반영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태권도 심사비의 사용, 협회의 주요 정책 결정, 태권도 산업 내 권익보호 등의 영역에서 도장 지도자들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도장은 ‘제도권만의 잔치’에서 소외된 채 개별적으로 생존을 위한 경쟁을 지속해야만 했고, 이 경쟁 또한 쉽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2004년 양진방 용인대 교수를 비롯한 유호윤·이종천·손성도 지도자들이 인원이 모여 ‘도장교육연구회’를 결정하였고, 이것이 기반이 되어 2006년 대한태권도협회 총회를 통해 ‘도장지원부’가 생기게 되었다.

2007년 3월, 대한태권도협회는 이종천 책임연구원을 조직 안에 두고 본격적인 도장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일선 도장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조직적 참여이다. 도장사업부 설립은 단순한 행정 조직의 신설이 아니라 도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2011년 3월 대한태권도협회 도장분과 손성도 부위원장이 도장 지원 사업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대안도 내놓았다. 그는 도장지원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대한태권도협회는 경기에 너무 집중돼 있고, 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장지원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도장전문위원회를 만드는 등 일선 도장을 위한 시스템이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태권도 도장사업부의 주요 역할
1. 도장 운영 지원 및 경영 개선
태권도 지도자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경영적 어려움이었다. 도장이 단순한 수련 공간을 넘어, 안정적인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장사업부는 다양한 지원을 제공했다.
▶도장 경진대회 개최 : 성공적인 도장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우수한 운영 모델 확산
▶도장 홍보 및 마케팅 지원 : 홍보 자료 제작 및 배포, SNS 마케팅 전략 교육
2. 태권도 지도자 교육과 전문성 강화
도장을 운영하는 태권도 지도자는 단순한 경영자이기 전에 태권도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표준교육과정 개발 : 무분별하던 태권도 교육이 표준화 교육과정을 통해 가르치는 목적과 목표가 통일되고 구체적인 내용을 통해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제공
▶교육강사 선발 및 지도자 연수 : 태권도 지도자들이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연수 과정 운영
3. 태권도 도장의 역할 확대
도장이 단순한 체육 시설이 아니라 유아, 유소년, 청소년, 현재는 성인, 노인 등 모든 연령에 태권도를 지도함으로써 운동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성공 사례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태권도 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책을 출판하면서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태권도 인성교육 교재 출간
▶태권도 인성교육 워크북 출간
▶태권도 코칭언어 출간
도장사업부를 이러한 활동을 통해 도장이 더욱 안정화되고 경영에 도움이 되는 성공 사례와 예시, 아이디어를 제공해줌으로써 도장 경영과 지도에서 리더의 역할을 담당했다.

#도장사업부의 사회학적 의미
대한태권도협회 도장사업부의 출범은 단순한 행정적 변화가 아니라, 기존의 배제된 구조에 대한 집단적 참여의 결과물이었다. 이는 사회학적으로 제도적 배제에서 조직적 참여로 변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 제도적 배제에서 조직적 참여로
도장 지도자들은 개별적으로는 정책 결정에서 배제되었지만, 도장사업부를 통해 조직적 참여할 수 있는 지원군이 생겼다. 이는 기존의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집단적 권리를 주장하는 과정이었다.
2. 전문 직업군으로서의 정체성 형성
도장사업부는 태권도 지도자들을 단순한 수련 지도자가 아니라,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했다. 이는 태권도 지도자들의 직업적 위상을 높이고, 사회적 인정을 확대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감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도장 지도자는 각 사업체의 대표였지만. 도장지원부가 생김으로써 ‘우리’라는 공동체를 마련하고 지원하는 든든한 단체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3. 도장의 사회적 역할 변화
도장사업부는 도장이 단순한 체육 시설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운동 교육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도록 지원했다. 이는 도장의 역할을 확장하는 과정이었으며, 결과적으로 태권도가 다른 종목에 비해 많은 수와 수련인구 확대에 큰 역할을 하였다.

#고맙습니다, 도장사업부!
도장은 대한민국 태권도의 근간이며, 태권도를 보급하고 발전시키는 최일선에 있는 곳이다. 그러나 태권도 조직과 단체들은 오랫동안 도장의 현실을 외면해왔다. 도장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 없었다.
하지만 2007년 대한태권도협회가 도장지업부를 설립하면서 일선 도장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정책에 반영하면서 도장의 권익보호와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도장의 고충을 헤아리고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해 도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필자 주요 경력]
-계명대학교 태권도학과 졸업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사회학 전공 박사학위 수료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무예지도자